지금은 그런 일이 드물지만, 약 20년 전에는 자주 있던 일이다.

 

장마가 오고 천둥번개가 치면 곧잘 정전이 되곤 했다. 지금이야 천둥번개따위 하지만(이러면서 잠은 못잔다. 시끄럽기도 하고.) 어릴 적에는 무슨 죄라도 지은 것처럼 천둥번개가 너무나 무서웠다.

 

 밥먹다가도 정전. TV 보다가도 정전. 소나기가 내릴때면 겁을 잔뜩 먹고 엄마 옆에 바짝 붙곤 했다.

 

그렇게 무서워 하는 우리에게 아빠는 천둥번개가 치는 원리를 설명해 주시곤 했다.

 

아주 아주 높은 곳에서, +극 구름과 -극 구름이 만나 서로 싸우며 쾅, 하고 부딪친다고. 
큰 구름들이 부딪혀 산산조각이 나니 폭포처럼 쏟아져 소나기가 되고.

 

빛이 제일 빠르기 때문에 번개가 먼저 치고, 소리는 그보다 느리게 전달되기 때문에 저 높은 곳에서 이렇게 낮은 곳까지 소리가 들리려먼 몇 초가 걸린다고. 하나, 둘, 셋, 넷... 

 

 

 

정전 속에서 촛불을 켜 놓고  그렇게 신기한 천둥번개의 원리를 듣다 보니 무서움보다는 신기함과 호기심이 생기게 되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아빠의 현명함과 재치가 자연의 두려움에서 호기심으로 나를 이끌어다준 것이다.

 

지금도 생생한 그런 기억.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그런 기억.
"옛날의 금잔디 동산의 메기~~ "
왜 이런 노래가 생각날까.

 

 


아니면 개구리 왕자가 생각나기도.

 

 

 

역시 같은 문구회사(팬시포유)라 그런지 수채화미 듬뿍 풍겨준다.
붓글씨로 옆에 시 한편 써야할것 같다.
그것도 세로로.
(즐겁게 헤엄치는 녀석들
암수 서로 정답구려  :잉?)

 
봉투 역시 여백의 미가 느껴진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자연이 담긴 편지지를 참 좋아한다. 바다 하늘...

선호라는 DNA

Scribbling(끄적이기)/short essay(짧은 글) 2017. 6. 11. 01:31 Posted by starlights
우리는 항상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아주 작은것부터 시작해서 우리는 선호 또는 불호하는것을 평생동안 늘리고 있다.

그런데, 또다시 같은 것을 두고 선호하는 것을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면,
그리고 내가 이전에 무엇을 선호했는지 까맣게 잊어버렸다면,

나는 지난번과 다른 선택을 할 것인가?

아니, 아주 높은 확률로 나는 같은 것을 택할 것이다.

 


그리고 그제서야 문득 기억이 난다. 나는 이전에도 이걸 선호했었지. 라고.

선호의 DNA가 있는 것처럼 나는 여지없이 같은 것을 선택하고 만다.

그냥 신기하다. 당연한 일인 것 같다가도.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