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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7.06.11 rainy season. 장마.수채화. 편지지
  2. 2017.06.11 Thunder. Blackout. Rainy season.
장마 시즌이 언제더라?

나는 장마가 매우 좋다. (물론... 매해 물난리로 고통받는 분들께는 이런 말이 실례지만 그정도로 심각하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어릴적 시원하게 내리는 빗소리가 좋았다. 투둑 투둑 하는 소리... 창밖에서 나는 빗소리. 우산으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지금도 참 좋다.

학창시절에 주번을 했다가 매우 속상한 일이 있었는데,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비가 엄청나게 내렸다.
나는 우산 속에서 소리를 내며 울고 있었다. 아주 서럽게. 하지만 내 울음소리는 빗소리에 묻혔고 나는 그 덕분에 마음껏 소리내어 울 수 있었다.(한 번 경험해 보길 추천. 스트레스 해소가 나름 된다.)

이 편지지도 역시 수채화 감성이 물씬 난다. 보니까 같은  문구회사 편지지다.(팬시포유) 이런 느낌의 편지지를 많이 만들어낸것 같다.

 

 


주변의 어지러움 가운데 우두커니 자리잡고 있는 오두막?이 뭔가 센치해보이기도 하고. 여백의 미도 느껴진다.

 

 


들판그림도 있었다면 황순원의 소나기 느낌도 날 것 같다. 

 

 

inundation(범람) 이라는 단어랑 이미지가 딱 맞다.
그냥 이미지가... 그렇다고 하다. ㅎ 범람은 내겐 긍정적 이미지인데 남들은 아니겠지,,

 

 

지금은 그런 일이 드물지만, 약 20년 전에는 자주 있던 일이다.

 

장마가 오고 천둥번개가 치면 곧잘 정전이 되곤 했다. 지금이야 천둥번개따위 하지만(이러면서 잠은 못잔다. 시끄럽기도 하고.) 어릴 적에는 무슨 죄라도 지은 것처럼 천둥번개가 너무나 무서웠다.

 

 밥먹다가도 정전. TV 보다가도 정전. 소나기가 내릴때면 겁을 잔뜩 먹고 엄마 옆에 바짝 붙곤 했다.

 

그렇게 무서워 하는 우리에게 아빠는 천둥번개가 치는 원리를 설명해 주시곤 했다.

 

아주 아주 높은 곳에서, +극 구름과 -극 구름이 만나 서로 싸우며 쾅, 하고 부딪친다고. 
큰 구름들이 부딪혀 산산조각이 나니 폭포처럼 쏟아져 소나기가 되고.

 

빛이 제일 빠르기 때문에 번개가 먼저 치고, 소리는 그보다 느리게 전달되기 때문에 저 높은 곳에서 이렇게 낮은 곳까지 소리가 들리려먼 몇 초가 걸린다고. 하나, 둘, 셋, 넷... 

 

 

 

정전 속에서 촛불을 켜 놓고  그렇게 신기한 천둥번개의 원리를 듣다 보니 무서움보다는 신기함과 호기심이 생기게 되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아빠의 현명함과 재치가 자연의 두려움에서 호기심으로 나를 이끌어다준 것이다.

 

지금도 생생한 그런 기억.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그런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