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을까? 
티비  프로그램이 서서히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도배된 것이 말이다.

일반인들이 나와서 연예인이 되려고 하고. 자신의 짝을 찾기도 하고. 요리사가 되려고 하고. 자식들과 함께 육아 일상을 보여주고.

10년 전까지만 해도 티비는 연예인들의 무대였다.
하지만 어느 새 '일반인'이라는 등장인물들이 티비를 장식하고 있었다.

내가 영국에서 어학연수를 갔을 때 놀랐던 것은, 영국은 이미 티비에 이런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엄청나게 활발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K스타? 의 시초격인 Britons Got Talent. 

유명한 셰프 고든 램지의 Kitchen nightmare.

유명한 CEO의 회사에 사원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Apprentice.

날카롭게 생겼으나 의외로 윙크가 매력적인 MC가 사회를 보는 나름 장수 퀴즈 프로그램 The weakest link.

제일 충격적인 것으로는, 한 집에서 살면서 한 명씩 제거되는 방식으로 결국 마지막으로 남는 사람이 엄청난 돈을 갖게 되는 Big Brother. (조지 오웰 소설 동물농장의 그 빅 브라더 의미이다. 구석구석 실시간 카메라가 참가자의 일거수 일투족과 사생활을 보여준다. 참가자들은 서로 썸도 타고 아주 적나라한 노출도 서슴치 않는다-살아남기 위해서라면)

 

특히  빅브라더를 보고 있으면 참 내가 관음증 환자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프로그램의 성격들을 모르고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다.

 

'일반인들에게도 티비에 출연해서 끼를 발산할 수 있는 기회를 주니까 좋은 것 같은데?'

하지만 이런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나오는 일반인들이 매일 매일 가십거리로 떠오르고, 우스꽝스럽게 표현되며, 성공 또는 돈에 집착해 멍청하게 행동하는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을 보고 참 씁쓸했다.

일반인들까지 티비매체를 통해서 상업화하는 오늘날 미디어에 대한 환멸. 

 

일반인들이 티비에 나와 하는 행동들이 마치 그들을 보는 일반인인 내 자신을 투영한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지만 결국 그들도 '미디어가 잘 포장해 놓은 제 2의 연예인'이라는 허무함.

 

리얼리티를 가장한 non-reality.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 이기적인 바램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하는 이미지를 왜곡시키지 않았으면.

그러하다.